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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재잘재잘 ♠

너랑 나, 그러니까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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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윤오하고 베니면서 준고하고 홍이인 우리가 함께였다.

우리는 오랜 길을 돌아왔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반추의 길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만났고 그러니까 나는 이제 그를 더 사랑해도 괜찮은 것이다.


- 공지영, 사랑후에 오는 것들


어떤 이유에서든지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라는 말을 자주 쓴다.

습관처럼 굳어져 버려서 내 입에서 내뱉어진 그 수많은 '우리' 들은 대체 무얼까.

우리 들은 정말 '우리' 라고 표현할 만한 것들인지, 나는 왜 그토록 많은 우리 들을 만들어낸 것인지.


내 삶에서 어느 날 문득 ' 우리' 가 사라진다면 나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나와 당신.

그러니까 우리는 정말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습관처럼 '우리' 를 내뱉긴 해도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덜컥 '우리'라는 말을 건네지는 않는다.

생각해보면 선뜻 쉽게 나와 상대방을 우리 라고 표현하지도 않으며 내가 다른 이에게 '우리' 라는 말은 건네는 때는 어느 정도 서로 사이의 경계심이 허물어진 이후다. 내가 만들어 낸 그 우리 들이 아주 못된 습관의 산물은 아닌 거다.

음. '우리' 는 악수같다. 악수하는 순간 나와 당신의 손이 맞닿는 것처럼 '우리' 속의 나와 당신은 맞닿아 있다. 꼭 맞닿아 있어야만 한다.

더 생각해보면 우리는 '관계의 매듭' 같기도 하다. 일단 나와 다른 이가 우리가 되기 위해서는 나와 그가 관계되어야 하고 그 관계가 매듭지어져야 한다. 서로를 작게 아우르든 크게 아우르든, 내가 우리라는 표현을 곱씹었다면 그 순간 나와 상대방 사이는 이미 매듭지어진 거다. 그리고 그 매듭이 쉽게 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하고.

'우리'가 없는 삶은 생각하기도 싫다. 나와 너 혹은 당신, 나와 다른 사람, 나와 타인.

이 이분법적인 관계들을 가뿐히 무시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 가 있기 덕분이고 서로 간의 벽을 허물고 더 다가설 수 있는 것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어떤 고리 덕분이다.

이 글의 시작은 이거였다.

생각해보면 참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쓴다. '우리' 라는 말이 참 매력적인 게 나와 상대방을 이어주는 어떤 고리같은 말이다. '우리' 라고 표현하면서 내 마음에 상대방을 들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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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너랑 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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