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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재잘재잘 ♠

마지막 강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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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꿈을 갖는다는 건 중요한 일이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많은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우주 비행사였다.
나는 진작부터 미 항공 우주국이 날 원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았다. 우주 비행사들은 안경을 끼면 안 된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괜찮았다. 어차피 우주 비행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 난 그저 둥둥 떠 있어보고 싶었다.



나는 세 아이들 모두를 완전하게. 그리고 서로 다른 느낌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안 언제까지나 그들을 사랑할 것임은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정말 그럴 것이다.

이제 나에게는 한정된 시간만 주어졌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과 내가 강하게 연결될 수 있을지 묘안을 생각해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 세 명에게 따로따로, 나와의 추억을 담은 목록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 그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비디오테이프도 만들고 있다. 아이들에게 줄 편지도 쓴다. 그리고 마지막 강의 동영상 테이프와 이 책도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강의 후에 받은, 수많은 편지들로 가득 찬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도 있다. 언젠가 아이들이 이 상자를 열어보고 싶어질 때, 내 강의를 의미있게 여겨준 친구들과 또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이들을 발견하고 기뻐했으면 좋겠다.

내 인생의 마지막 몇 달을 이렇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아버지도 인정해주실 거라고 믿고 싶다. 당신도 아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대로, 재이를 위해 삶에 질서를 잡아주고,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하라고 조언했을 것이다. 가족을 버지니아로 옮긴 일 역시도 아버지는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다른 모든 걸 떠나서 부모가 자신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나에게 당부하셨을 것이다. 그걸 알게 해주기 위해 꼭 살아 있어야만 된다는 법은 없는 것이다.

내 몸은 지금 문제가 좀 있다.

대체로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간에는 열 개의 종양이 있고 살날은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세명의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이며 이상형의 여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내가 처한 상황에 낙담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나나 내 가족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부터 내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분명한 것은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그들과의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갈무리하고 내가 없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앞날의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향한 나의 꿈은 매우 확실하다. 나는 아이들이 꿈의 성취로 가는 자기만의 길을 발견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 없을 것이므로, 한 가지 분명히 해두고 싶다. 얘들아, 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엇이 되기 바랐는지 알려고 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많은 암 환자들은 그들의 병이 인생에 대한 새롭고 깊이 있는 이해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병에 감사한다고까지 말한다.
아직 나는 암에 대해 그런 식의 감사하는 마음은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는 해도 죽음에 대한 사전 통고가 있었다는 사실에서는 분명히 고맙게 생각한다. 나에게 가족의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주었고 더불어 카네기멜으로 돌아가 마지막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현장을 떠날 수 있게' 허락한 셈이었다.

내 어린 시절의 꿈 목록은 여러 가지 용도로 계속해서 나를 도와주고 있다. 그것이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감사의 말을 전할수 없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그 짧은 목록이 나에게 깊은 의미를 안겨준 사람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게 해주었다.



사람들과 함께 재이의 생일축힌 노래를 부르고 난 후,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내가 그녀를 무대 위로 불러내고, 그녀가 나를 향해 걸어오자, 억누를 수 없는 충동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녀도 그랬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키스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입술에, 그리고는 볼에, 청중은 계속해서 박수를 보냈다. 우리에게도 박수소리가 들렸지만 마치 그들이 여기 말고 어디 먼곳에 있는 듯이 여겨졌다.

서로에게 안겨 있던 그 순간, 재이가 무언가 내 귀에 속삭였다.

"제발 죽지 말아요"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대사였다. 하지만 그게 그녀가 한 말이었다.
나는 그저 그녀를 더 세게 껴안을 뿐이었다.



어린 시절 꿈꾸었던 것 중 하나는, 놀이공원이나 축제에서 가장 쿨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바로 그 '쿨'을 획득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가장 쿨한 사람을 알아보기는 쉽다. 사람들 가운데서 제일 큰 봉제 동물인형을 들고 있는 사람을 찾으면 되었으니까. 커다란 동물인형 때문에 머리나 몸이 거의 보이지 않은 사람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그 사람이 근육질의 미남이건, 인형을 제대로 안을 수도 없는 얼간이건 나에게는 상관없었다. 가장 큰 인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거기서 가장 쿨한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항상 '랜돌프'라고 부른다. 십 대 시절에는 어머니에게 반항도 했다. "어머니로서 아들의 이름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이 내가 나만의정체성을 추구하려는 권리보다 중요하다고 믿으세요?" "그래, 랜돌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어머니가 말했다.대학에 입학 했을 무렵에는 나도 더 이상은 안 되었다. 어머니는 항상'랜돌프 포시' 앞으로 편지를 보내곤 했다. 그러면 나는 봉투 위에 "이 주소에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되는대로 마구 써서 열어보지도 않고 편지를 반송했다. 타협하자는 제스처로, 어머니는 편지를 'R.포시' 앞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면 나도 열어 봤다. 그러나 우리가 전화로 이야기할 때면 어머니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버렸다. "랜돌프, 편지는 받았니?"

세월이 지났고, 이제 나는 포기했다. 어머니에게 감사한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만약 어머니가 나를 볼 때마다 나에게는 불필요한 '올프'를 얹어주려 하더라도 나는 기꺼이 참을 수 있다. 인생은 너무 짧기에. 웬일인지, 시간이 지나고 인생의 마지막이 다가오니까 항복하는 것이 옳은 일이 되어버렸다.

어떤 것보다 먼저, 나는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재이가 행복하기를 원한다. 만약 그녀가 재혼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기쁜 인ㅅ이다. 만약 그녀가 재혼하지 않고 살아도 행복하다면, 그것 역시 좋은 일이다.

재이와 나는 원만한 결혼생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 소통하는 것에, 상대방의 취약점과 강점을 감지하는 것에, 그리고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들을 찾아내는 일에 예전보다 훨씬 발전했다. 앞으로 삼십 년, 사십 년 동안 계속해서 이토록 풍요로운 결혼생활을 함께 경험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가 여태껏 쏟아 부은 노력들을 상환 받을 수 없게 된 것 아닌가.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함께한 팔 년의 결혼생활을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지금 내 아이들은 너무 어리다. 딜런은 이제 막 여섯 살이 되었다. 로건은 세 살이다. 클로이는 겨우 십팔 개월이다. 나는 아이들이 내가 누구이고 내가 어떤 것들을 믿어왔으며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모든 여정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그들의 나이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버지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자주, 샤워 중에 울 때가 있다. "이제 아이들이 이것을 하는 모습을 옷 보겠구사."라든가, "저것을 하는 걸 못 보겠구나."하는 생각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아이들이 아버지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울음을 터뜨린다. 나는 내가 잃는 것들보다 그들이 잃을 것들에 더 집착한다. 물론 슬픔의 일부분은 "이제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다 못 보겠구나"하는 것에서 오는 것은 맞다. 그러나 더 크게는 바로 그들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내 아이들은 이제 아버지가 없으므로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못 해보겠구나......."이런 생각들이 바로 내가 방심하고 있을 때마다 쳐들어와 마음을 흔들어버린다.



클로이는 나에 대핫 기억을 전혀 갖지 못할 것이다. 그 애는 너무 어리다.
하지만 내가 자기와 사랑에 빠진 첫 번째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커주기 바란다. 나는 늘 아버지와 딸에 관한 말들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모두 사실이다. 가끔씩, 그 애가 날 바라보면 나는 그냥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랜디 포시, <마지막 강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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