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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손에
너는 없다
이미 다 자라버린 내 키만큼이나
다 커버린 내 손에
지금
너는 없다.
내 손과 내 키는
점점 커져갔지만
너는
점점 더 작아져만 갔다
작아져버린 너는
그렇게 필통의 한 구석에
쳐 박혀졌다.
하지만
쉽사리 그런 널 버리지 못했던 건
너와 나 사이에 있는
추억의 부스러기 때문이었다.
그 추억의 부스러기를 만지작거리자
네가 말을 걸어왔다.
네 끝이
뭉툭해지고 닳고 닳은 것처럼
나와 내 사람들 사이의
인연의 끈도 닳는다.
인연들 사이의 추억의 부스러기는
점점 더 쌓여만 간다.
내 곁엔
몽당연필 같은 사람이
항상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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